남성 나이 증가와 자녀 유전자 변이 위험

최근 영국 웰컴 생거 연구소와 킹스칼리지 런던 연구팀은 남성이 나이가 많아질수록 자녀에게 전해질 유해한 유전자 변이 위험이 급격히 증가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정자 DNA를 나노시퀀싱 기술로 정밀 분석한 결과, 나이 증가가 자녀의 유전자 안정성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20대에서 70대까지의 남성을 분석한 결과, 정자 DNA 돌연변이 발생률이 연령 증가와 함께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한 노화 현상이 아닌, 생식세포 내 유전적 손상이 자녀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고령의 남성 정자에서는 발달 장애, 자폐, 암 등 중대한 질환과 연관된 변이가 더 자주 관찰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부계 연령이 건강한 출산을 위한 핵심적 고려 요소임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이를 ‘이기적 돌연변이(Selfish Mutation)’로 설명했다. 이는 일부 세포가 생존·복제에서 우세해져, 변이된 유전자가 세대 내에서 빠르게 퍼지는 현상이다. 고환 내 특정 세포가 돌연변이를 축적하면, 그 변이가 포함된 정자가 더 많이 생산되어 자녀에게 유전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러한 변이는 생명의 초기 단계에서 중증 질환(발달장애·대사질환 등)과 연관되어 있으며, 개인의 건강 문제를 넘어 사회적 부담으로 확산될 수 있다.

남성들은 임신 계획 시 자신의 나이와 건강 상태를 고려해야 하며, 필요시 유전자 검사나 건강 상담을 통해 사전 점검이 필요하다. 이는 가족 단위의 질병 예방 전략으로도 매우 중요하다.

사회적으로는 생식 건강 교육과 상담 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고, 공공 차원의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선택이 아닌, 건강한 다음 세대를 위한 사회적 책임이기도 하다.

이번 연구는 남성이 늦은 나이에 자녀를 가질수록 정자 DNA 변이 증가 → 자녀 질환 위험 증가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이는 가족 계획과 사회적 건강 전략의 방향을 새롭게 제시하는 통찰이다.

남성의 생식 연령은 이제 단순한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세대 간 유전적 건강의 지표로 인식될 필요가 있다. 전문가 상담과 예방적 검사로 건강한 출산이 가능하다.